[습작] 흐린 날의 00씨-7(완)

 그 길로 00씨는 아버지와의 면회를 마치고 아무렇게나 정처없이 걷기시작했다. 단 한번도 타본 적 없는 좌석버스를 타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00씨는 이때까지 살면서 이렇게 큰 절망과 허무와 비탄을 가진 적이 없었다. 

 00씨가 탄 버스는 735번이었다. 버스가 종점에 도착하기 전까지 그는 미동도 없이 멍한 표정이었다. 버스기사가 종점이라고 말하며 행선지를 물었다. 00씨는 아무 말 없이 버스에서 내렸다. 종점 근처에는 산이 있었고 00씨는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며 00씨는 험난한 길이 자신의 삶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하염없이 걷고 나자 주위는 00씨와 나무만이 있었고 밤하늘로 바뀌게 되었다. 00씨는 가슴의 답답함을 느꼈다. 한차례 소리를 지르면 나아질까 00씨는 구덩이를 손으로 파고 땅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이때까지의 설움을 토해내고 싶었다.

 결과는 목만 아팠다. 00씨의 상황은 나아진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예정된 죽음과 나아지지않는 현실이 있을 뿐이었다. 

 '난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지?'

  00씨의 의문은 풀리지 않았고 산에서 더이상 00씨를 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