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나의 시간은 24시간에 갇혀있다. 2화

"와아~ 쭌 벌써 7시야"

멍했다. 멍한 몸에서 멍한 손에서 차가운 금속느낌과 볼에 다은 서늘한 느낌이 스마트폰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고 점점 몸이 편현한 가구 위에 침대에 엎드려있다는 사실을 깨워준다.

멍한 시야는 바쁘게 장식된 벽한 면 그녀와 추억이 장식된 벽을 바라보게 해준다.

"쭌? 쭌? 자 벌써? 내일 일찍오려궁?"

"아 . 아니 미안 잠깐 딴생각하느라"

"흥 딴여자나 보지말고 힛 그럼 내일봐"

"응 사랑해"

"헐 감정 없어..나듀~"

천천히 침대에 앉았다.

나의 생각은 뭐지? 라는 어의없음을 생각하고 있다. 분명히 나는 베라에 작가가 매우 좋아하는 뉴욕치즈케익을 사러갔지만 6시 59분을 가르키는 시계를 보곤 길을 건너다. 차에 치었다.

하지만 지금 내 몸은 어제의 그대로 였다...

사실 내가 서령이와 통화하면서 잠깐 존게 아닐까? 솔직히 오늘 피곤했다. 친구들과 농구 한판하면서 성인식 묻고 다녔지만 영 쓸만한 대답을 못건지고..

'야 서령이 성인식 끝나면 한잔 콜?' 이라는 정신나간 놈도 있고..

진 베이지의 슬랙스 세로로 지그재그 무늬가 들어간 맨투맨과 패딩조끼가 불현듯이 떠올랐다.

왠지 모르게 내일 데이트는 정말 훌륭할 것 같았다.

꿈인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취향을 잘 알 수 있었으니까

8시 39분 쯤 상점가에 와서 옷을 샀다. 맨투맨은 아쉽게도 내일 들어온다고 그것과 비슷한 니트로 된 흰색과 남색이 가슴쪽까지만 얇게 세로로 지그재그가 들어간 후드티를 샀다. 

"휴우.."

문에 걸어진 그녀가 골라준 옷을 보며 내일 꼭 성공한 데이트를 보이자 라고 다짐했다.

12시 29분

"쭈운! 미안! 헤헤"

꿈 속에서도 그녀는 29분에 나타났지. 설렁설렁 걸어오던 그녀를 내가 보자 그녀는 웃으며 뛰었다.

"와 옷 뭐야? 쭌이 드디어 제대로 입었네?"

"어? 그래 어울려? 어제 저녁에 가서 샀거든"

"히히 가자 오늘 바빠"

그녀는 나의 손을 잡고 끌었다.

"흠 잠깐만 서령아"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종이를 꺼냈다.

"풉 쭌 그게 뭐야? 설마 데이트 종이? 큭큭"

서령은 예상대로 얼굴을 붉히며 한껏 웃었다. 그녀의 웃음이 잦아들자. 종이 속을 보여주었다.

'From 서령.

오늘 성인식인거 축하해

To. 쭌'

"와. 오늘 왜이래 쭌 안답게"

그녀는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

"왠 중앙시장이야?"

버스에 내리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바로 영화관 가려고 했더니만

"그냥~ 쭌 옷 못입고 올줄 알고 옷 사주려 했더니..흐음"

그녀는 나를 스캔하듯이 바라보았다.

"흠 엄마가 그리 입혀줬어? 아님 다른 여자?"

"자.잠깐만 그런 여자 없는 거 알잖아!"

갑작스런 의심에 나도 모르게 놀랐다. 뭐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나의 반응에 미소를 짓는 그녀를 보면 그냥 놀려본 심산 같다.

"큭큭 알아~ 알아~ 가자 큭큭"

그녀는 처음으로 내게 팔짱을 꼈다.

손잡을 때는 몰랐는 데 그녀가 나보다 작다는 게 한껏 느껴졌다.

"와 감사합니다."

그녀는 체인백에서 3000원을 꺼내 소세지값을 계산했다. 내가 처음 격는 일에 취해있을 때 그녀는 조그마한 간식을 먹고 있었다.

"히잇 생각보다 먹을 거 많다."

그녀는 소세지를 먹으면서 와플가게랑 닭꼬치 가게를 가르키며 말했다.

"밥을 먹지는 배고프면"

"괜찮아 괜찮아"

그녀랑 중앙시장의 끄트머리에서 천천히 걸어서 입구까지 왔다.

"뭐 살거 아니였어?"

서령이 걷기만 하자 묻는 말인데 그녀는 버스가 오는 것을 보면서 답했다.

"응 그냥 좀 걷고 싶었어"

"쭌 배고파"

그녀는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 주저앉았다.

"그럼 아까 거기서 밥먹지.."

"그치만.. 쭌이 영화보자고 해선"

나를 올려다본다. 어 꽤나 귀엽다.

"내츄러 두개요"

그녀가 좋아하는 공포영화의 표를 끊었다. 그녀는 놀란 눈으로 나를 보았다.

"쭌 공포영화 좋아해?"

"흠 아니? 너 공포영화 좋아하잖아"

그녀의 뚱딴지스런 말에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난 공포영화 좋아한다고 안했는데.. 쭌 공포영화 싫어하잖아"

서령이는 옆구리에 양손을 가져다 대곤 나를 의심하듯이 보았다.

"하하? 그랬나? 어 팝콘사야되"

"쭌 어디갓!"

상영관 올라가는 도중 내내 그녀의 의심어린 말을 들어야했다.

그래도 좋아하니까 봐준다는 말에 안심했다.

근데 역시 두번 보는 영화는 지루하다.

"쭌 밥!"

영화가 끝나고 그녀는 말했다. 벌써 2시 30분 어지간히도 배고플 것이다..

"미안 빨리 가자"

내가 주문한다고 그녀를 앉힌 후에 대기열에 섰다.

그리곤 그녀가 먹었던 버거를 두개 시켰다.

"흐음 뭐 시켰어?"

"서령이 너가 좋아하는 거"

이내 불러지자 나는 쟁반을 들고 왔다.

"와 쭌이가 이걸? 헤헤"

그녀는 좋아하는 것이라는 듯이 햄버거를 집어들었다.

"그렇게 좋아?"

"응! 쭌이가 어줍잖게 전문점이라고 대려간 돈까스 집보단"

그녀는 햄버거를 행복한 표정으로 베어물었다.

그녀가 햄버거를 먹을 때 나는 그녀랑 나랑 감자튀김을 붓곤 그 감자튀김 포장지를 뜯어서 거기에 케찹을 부었다.

"근데 이 햄버거 어떻게 알았어? 여기 메뉴에 안적힌 걸로 아는 데"

"어? 그게.. 친구가 말해줬지 하하 걔가 햄버거 폐인이라"

"그래?"

그녀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게임이야 내가 못하니.. 크게 졌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보면서 관람차에 들어갔다.

그녀는 의자에 차분히 앉았다.

"오늘 말야  즐거웠어 쭌"

그녀는 바깥을 보면서 차분히 말했다. 관람차를 신기하게 바깥은 소란스럽게 봤던 꿈과 달리

"근데 나 미안한데 의심이 들어"

"왜 쭌 다른 여자 없지?.. 오늘 따라 쭌 같지가 않아"

그녀의 눈망울에 눈물이 맺혀있다.

"그.. 미안.. 다른 여자는 없어 그래보였다면 미안해.."

나는 사과했다. 정말 조용하게 관람차는 한바퀴를 돌았다.

6시 55분 하루내 공원 시계탑 앞에 섰다.

이곳에서 성인식을 맞이한다면 그 커플은 헤어지지 않는 다는 그곳

"아! 갑자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

그녀는 손뼉을 마주치며 말했다.

"7시 되고 먹으러가자"

나는 살짝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나를 보았다.

"응 알겠어"

6시 57분 58분..

조용히 시간은 빠르거 흘렀다.

59분

"서령아 사랑해"

나는 그녀를 보면서 말했다.

"히잇 응 나도 사랑.?? 해.."

"와아~ 쭌 벌써 7시야"

멍한 몸과 머리속에 그녀의 작은 환호성이 맺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