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문피아, 유료, 약스압, 약스포] 주인공이 힘을 숨김 -초반부는 좆좆좆, 그러나 가면 갈수록 성장하는.-

주관적인 소설 리뷰. 로드워리어 작가의 '주인공이 힘을 숨김' 

- 이 리뷰는 완결까지 모두 구매하고, 정독한 뒤 쓰인 리뷰임을 알려드립니다.

소설 사이트 여러 곳을 돌아보다 보면 필연적으로 보이는 소설입니다. 제목도 '주인공이 힘을 숨김'이라는, 처음 나왔을 때에는 문피아계의 컬쳐쇼크를 불러 일으켰던 작품이죠. 저도 처음 이 작품이 나왔을 땐 한동안 "뭐 이런 소설이 다 있어?" 하며 어이가 없어했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은 이 정도 제목 어그로야 흔하지만.

일단 본격적으로 작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까놓고 말해서, 이 소설은 5~60화 부근까지는 좆좆좆입니다. 농담 아니고 한번 하차했었습니다.  

대충 초반부 스토리를 읋어보자면, 존나 개 쎈 주인공이 앞으로 세계에 찾아올 재앙들을 물리치기 위해서 첫 번째로 악마왕을 잡으러 갑니다.

근데 이게 웬 일? 이미 영체화 해서, 물리적인 타격으로는 죽일 수가 없는겁니다. 그래서 마법에 관련 된 스텟들을 올리고, 강력한 마법을 찾으러 여기저기 싸돌아 다닙니다. 노잼은 아닌데. 그냥 흔하게 볼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50화까진 좆좆좆이에요. 아예 좆좆은 아닌데, 작품 후반부에 비하면 좆좆 맞아요.

그러면 대체 왜 이 소설이 고정적인 팬층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가. 그 이유는 7~80화 이후 즈음부터 터져나오는 포텐입니다. 특히 극 후반부의 명장면, '전사에게 망치를.' 이 나오는 부분에선 '이게 참피가 테에에엥 하던 소설이랑 같은 소설 맞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대충 화수가 그렇다는 거고. 스토리상으로 치면 " 스텟 높이러 감 -> 마법 배움 -> 조인왕의 재앙을 해결함 " 여기까지가 노잼이고 그 이후부터 재밌습니다. 걍 보면 알아요.

그래서인지, 유료화 초반부만 보면 '이게 편당 100원의 가치가 있는 소설인가?'라고 생각하고 하차하기 쉬워서, 팬들 만큼이나 안티팬도 많습니다. 물론 스토리 자체가 마음에 안 드시는 분도 있겠지만요. 하지만 솔직히 저는 후반부에서 편당 이삼백원으로 결제하라고 해도 진지하게 고민해 봤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초반부와 중반부 이후의 퀄리티 자체가 달라요.

쓰다보니 그냥 대충 이게 갓갓갓이다! 초반부만 좆일 뿐! 이라는 내용이 되어가는데, 최대한 스포를 자제하면서 얘기를 해 보자면. 스토리가 상당히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드래곤볼처럼 크리링이랑 떠서 이기니까 야무치가 나오고, 야무치랑 떠서 이기니까 천진반이 나오고, 천진반이랑 떠서 나오니까 이게 웬 일? 피콜로가 나오고, 피콜로를 물리치니 베지터가... 이런 식의 밑도 끝도 없는 전개가 아닙니다. 주인공이 대적하는, 그리고 주인공을 대적하는 사람들은 명확하고. 그 이유 역시 명확합니다. 강한 적을 잡으니 더 강한 적이 나오는 건 당연한 전개지만, 뜬금없이 출연하는게 아니라 개연성 있게 출연합니다. 또 다른 신기한 점은, 주인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항상 적들을 압도합니다. 그러면서도 긴장감이 상당하구요. 어떻게 모두를 압도하는 먼치킨인데도 긴장감이 생기냐구요? 작가 역량이 그걸 가능하게 해줬습니다. 읽다보면 이래서 긴장감이 있다는 거구나. 하고 느낄겁니다. 먼치킨인 만큼 사이다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물론 너무 과할 정도는 아니구요. 

초반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도 조금 나오지만, 후반에 가면 떡밥 형식으로 풀려나옵니다. 어떤 의미에선 정말 대단하죠. 후반부를 위해서 초반부를 일부러 깎아낸 샘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의식의 흐름 기법대로 쓰다보니 다소 길어지고, 쓸데없는 말도 많아졌지만. 확실한 건 재밌습니다. 삼만원의 값어치를 톡톡히 하는 소설이에요. 가벼우면서도 무겁고, 무거우면서도 가볍습니다. 물론 라노벨에서 쓸데없이 진지한 분위기 잡는 것 처럼 억지스러운 분위기가 아니라, 보면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맺히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라 더욱 좋구요. 엔딩까지 나름 깔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나왔던 장르 소설 중에서 최상급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 중에서, '나는 재밌는 소설을 위해서라면 약간의 시간과 오천원 정도는 충분히 낭비하는 걸 감안할 수 있다.' 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진지하게 읽는 걸 고려해보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사실 좆좆좆 파트도 못 볼 정도는 아니에요.